이어령 교수님의 책, 이어령의 마지막수업을 읽고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도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책 모두 죽음을 앞두고 전하는 메시지라는 점과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교수이자 학자였다는 점에서 비슷했기 때문에, 또 이어령 교수님의 책들은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했지만 내게 굉장히 좋은 영향을 줬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가 됐다.
아직 죽음을 생각하기엔 젊다면 젊은 나이인데 올해 내 주변에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올봄에는 예전에 같이 교회를 다녔던, (그다지 친하지 않았지만) 언니가 혈액암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그 언니가 어떻게 삶을 살아왔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줄이야.
하나님이 너무 원망이 됐다. 착하고 젊고, 예쁜 시기인데 죽었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 "하나님, 정말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허망한가요." 하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나쁜 사람도 잘 먹고 잘 사는데 어째서 그 언니여야 하냐고.
그리고 최근에 나와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사촌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고모부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돌아가셔서 가족들 분위기가 처참했다. 다들 할 말을 잃었다고 해야 할까. 위로의 말도 건네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긴 시간 병을 앓고 있었는데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게는 좀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더 황망한 죽음은 추석 연휴에 소식을 들은 거였다. 내 친구의 친구였고, 나도 안면이 있는 친구인데 샤워하다가 가스가 새서 죽었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요즘 시대에 가스가 새는 집이 있다고? 하면서 믿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경찰들도 자살을 의심하여 부검까지 했는데 사고사로 확정이 났다고 했다.
병으로, 사고로 죽음이 가까이 온 것을 보며 삶이란 참 어렵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착하게 살아도 운명이 거기까지면 떠나야만 한다. 나쁘게 살아도 떵떵 거리며 사는 사람도 있다. 마치 A+B=C라는 인생의 공식이 있다면 그나마 쉬울 것 같은데, 인생엔 공식도 없고 꼭 가야만 하는 길도 없다.
책 속에 나오는 모리는 미치 앨봄의 스승이자,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 그가 점점 죽음과 가까워지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은 신념과 가르침들을 그의 제자 앨봄은 기록하고 엮어서 출판했다. 내가 알기론 이 책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고 학교에서 필독도서로 소개한다고 한다.
그의 가르침은 실제론 아주 단순했다. 우리가 아주 어릴 때부터 배우고 자라는 선함, 진실함,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가르침은 단순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들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최근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 때문에라도 더욱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그리고 모리교수처럼 담담하게,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도 무엇을 남기려고 몸부림치면서 죽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루게릭병은 정신은 온전한데 마비되어 가는 몸속에 갇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몸부림쳤고, 우리에게 신념을 남겼다.

읽으면서 점점 쇠약해져 가는 모리 교수가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정신이 빛나고 따뜻해서 읽는 내도록 뭉클한 책이었다. 혹시 인생에 대해서, 좋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죽음도 멀리 있지 않고, 삶도 마냥 가까이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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